현대차·기아, 10년 공들인 러시아서 1위 깃발 꽂았다

입력 2021-09-26 17:28   수정 2021-09-27 01:35

현대자동차·기아가 지난달 러시아 자동차 시장에서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유력 경쟁사인 프랑스 르노그룹이 러시아 완성차업체 아브토바즈를 인수해 브랜드로 편입시킨 2017년 1월 이후 월 기준으로 처음이다.

26일 유럽기업인협회(AEB)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지난달 3만1383대를 판매해 27.5%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기아가 1만7277대, 현대차가 1만4106대를 판매해 전월 대비 점유율이 4.5%포인트 올랐다. 르노·라다는 지난달 2만9127대를 판매해 25.5%의 점유율을 나타냈다.

라다는 1966년 설립된 러시아 완성차업체 아브토바즈가 생산하는 차량 브랜드다. 구소련 시절 계획경제 아래에서 세운 국영 자동차 회사다. 55년 역사를 지닌 데다 러시아가 왕년에 잘나가던 시절을 추억하는 러시아인이 많아 라다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편이다. 르노는 러시아 시장 공략을 위해 경영 위기에 봉착한 아브토바즈를 인수했다.

현대차·기아는 2011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지으며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출했다. 하지만 2014년 미국의 러시아 경제 제재와 저유가로 인해 자동차 판매량이 급감하며 위기를 맞았다. 당시 제너럴모터스(GM) 등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은 대다수 철수했다.

반면 현대차·기아는 소형차 쏠라리스(국내명 엑센트), 리오(프라이드) 등 신차를 공격적으로 출시하고 공장을 계속 가동했다. 2016년 당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방문해 “기회가 다시 올 것이다. 어려움이 있더라도 러시아 시장을 포기해선 안 된다”고 말하며 뚝심있게 투자를 이어갔다.

러시아 자동차 시장은 되살아났고, 몇 안 되는 외국 브랜드 중에서 현대차·기아 차량은 라다보다 성능 좋은 브랜드로 인지도를 높여갔다. 오토모티브뉴스는 “러시아인들은 현대차·기아 차를 라다보다 고급 브랜드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차는 2016년엔 현지 전략형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크레타를 출시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SUV 수요도 끌어당겼다. 올 들어 8월까지 리오(5만6585대), 크레타(4만9548대), 쏠라리스(4만2582대)는 전체 판매량 순위에서 각각 2~4위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러시아 사업을 더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말엔 가동을 멈춘 GM의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인수, 현지 생산량 확대에 나섰다. 지난 9일 상트페테르부르크 엔진공장을 준공한 현대위아는 러시아 내수 및 유럽 수출용 차량 엔진을 생산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기아가 중국 시장 점유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를 비롯해 인도, 베트남, 브라질 등 신흥국에서 호실적을 거두며 글로벌 시장에 대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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